1997. 2. 4 『한국경제』 16면


(정보화 이끈다: 47)

 서울시스템 김현 상무


 “한국학 관련 모든 정보 DB화”

수천말달러씩 투입되는 상품 광고보다 우리문화 우수성 알리는 것이 더 중요


박수진 기자


  서울시스템의 김현 상무(38)는 한국학 데이터베이스(DB)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한국철학을 전공한 그는 92년부터 국내 문화재와 학술정보등에 관한 20여종의 CD롬타이틀을 발표했다.

  국역조선왕조실록 한국미술사 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문헌목록정보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 전통춤 전통동양약물(동의보감처방전)등 다양하고 포괄적인 한국학 관련CD롬을 역작으로 내놓았다. 서울시스템에 입사후 매년 5종 이상의 한국학관련 제품을 내놓은 셈이다.

  그는 한자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 일본 중국 대만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니코드용 한자서체를 개발, 일본 문부성에 수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성과에 대해 "김상무는 한국학에 미친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

  한국학DB연구소장을 겸직하며 한국학DB화사업을 진두지휘중인 김상무는 앞으로 한국학과 관련한 모든정보를 멀티미디어화하겠다는 포부를 갖고있다. 그가 이처럼 남달리 한국학에 정열을 보이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이 상품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 만으로는 선진국이 되기 어렵습니다. 우선 세계인들에게 한국이 어떤 나라이며 얼마나 훌륭한 문화를 가진 나라인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상무는 한국문화의 깊이와 그 우수성을 알리는 작업이 수천만달러의 상품광고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역설했다.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한국철학 박사)한 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에 있으면서도 줄곧 이 문제를 생각했다. 그러다 서울시스템 대표이사인 이웅근 회장을 만나 92년 서울시스템에 입사하자마자 실행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분량(단행본 4백13권, 1억5천만자)의 국역조선왕조실록 전권을 DB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 이 작업은 3년동안 30여명의 인력과 50여억원의 개발비용을 투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이 제품은 출시와함께 미국 하버드대학의 족보 연구 대가인 와그너  교수등 수많은 해외 한국학 연구자들이 제품을 보기 위해 직접 내한할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다.

  여세를 몰아 김상무는 최근 조선왕조실록 한문 원본을 DB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그는 최근 "서울시교통지도시스템"(CD롬)의 개발을 끝내고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내 건물의 지번이나 위치 건물명까지도 자세하게 검색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아직 지리정보에 관한 제품이 없는 국내시장에서 선구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교육부 산하)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아내이자 동료인 이순구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는 김상무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으로 한국학 관련 멀티미디어 제품의 개발에 가일층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